얼마전 청운문학도서관에 갔다가, 언젠가 가보고 싶었던 초소책방까지 함께 들렀다. 두 곳의 위치는 도보로 약 10~15분 떨어져 있으며,
부츠를 신고 갔음에도 길이 많이 험하진 않아서 수월하게 갈 수 있었다(운동화를 신으면 더 낫긴하다)
카카오맵의 평점을 신뢰하는 내게 초소책방의 평점은 가히 매력적이었고, 실제로 책방을 보는 순간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교통편이 매우 불편하기 때문에 뚜벅이인 내가 혼자서 이곳에 자주 오기는 힘들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언젠가 좋은 사람이 생긴다면 둘이 도란도란 얘기하면서 여기까지 올라오는 일부터가 아주 멋질 것 같다.
간단하게 카페에서 볼 수 있는 책들이 한쪽 벽면에 있었다. 최신간까지는 아니지만 신간들도 있어서 커피 한잔의 여유하기 좋아보였다.
사업계획서로 머리가 꽉 차 있기도 하고, 갑자기 에세이 하나 읽고 싶다는 생각에 서정적인 표지를 하나 골랐다.
무엇보다도. 이런 감성 카페에 좋은 뷰에 커피까지 맛있어서 아주 완벽했다.
깨달음은 준 구절
열심히 하다보면 자신만의 벽을 만나게 되고,
그 벽을 넘지 못하게 될 때 슬럼프가 찾아온다.
잘하고 싶고 좋아했던 일이
어느새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일로 바뀌는 것이다.
그건 삶의 모든 부분에서 온다.
좋았던 사랑에, 좋았던 일에, 좋았던 취미에, 좋았던 사람에게서도
슬럼프가 오는 이유는 노력을 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반대로 너무 많이 노력했기 때문이다.
잘하고자 하는 마음이 클수록 그 일을 마주하는 게 점점 힘들어진다.
슬럼프가 올때면 "나는 왜 이정도도 헤쳐나가지 못하고 힘들어하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 글귀를 보고, 너무 잘하려고 해서. 또 열심히 했다는 반증이구나 하면서 마음을 다독였다.
또한, 내가 정말 사랑했던 사람에게 힘든 감정을 느꼈을때, 비로소 정말 사랑했구나 하고 인정할 수 있었다.
삶에서 가장 힘든 순간은 나를 기쁘게 했던 것이
나를 힘들게 하는 순간이다.
백번 옳은 구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힘들지 않기로 했다.
그만큼 나를 기쁘게 해주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중했던 것과 완전히 이별하게 되면 큰 상실감이 찾아온다.
상실감은 그리움과 미안함이다.
함께하는 동안 충분히 소중히 대하지 못한 마음
고작 그런 일로? 라는 나의 생각을 다잡게 해준 문구였다.
소중했기 때문에 상실감을 느끼고, 상실감을 느끼기 때문에 소중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성실하다는 건 무언가를 지켜내기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는 게 아닐까.
많은 사람들은 나의 행동에 "부지런하다" "성실하다" 코멘트를 자주 한다.
언제부터인지 그런 삶이 편해졌다. 일찍 일어나고, 내 할일을 하고, 절약하고, 일찍 자고, 술은 되도록 마시지 않고, 운동하고.
컨디션도 좋거니와, 효율도 나고 기분도 울적해지는 일이 적어졌다.
그럼에도 가끔은 공허한 느낌이 들어서 나는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행동하고 있는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이문구를 보고 공감했다. "무언가를 지켜내기 위해"
내가 지켜내고 싶은 것은 내 미래였다. 불확실한 미래를 불안에서 지켜내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었던것이다.
당신이 열심히 사는 이유는 무엇인가?
무엇이 당신을 어려운 상황에서 물러서지 않게 하는가?
그 이유가 내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어서 그렇다.
지키고 싶은 것을 지키는 사람은 홀로 밤하늘에 떠 있는 별처럼
어둠에 물러서지 않고 자신의 어둠을 밝히는 사람이다.
표면적인 나는 돈, 부, 명예를 쫓고 있지만 만약 내가 내일 죽는다면 가장 큰 가치는 가족이라고 한다.
내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가족, 그리고 미래의 가족이다.
미래의 가족이 재정적 불안에 떨면서 와해되지 않게 지키고 싶기 때문에 지금의 어려움에서 물러나고 싶지 않았다.
튼튼한 재정적 울타리를 설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모두가 알았으면
행복은 대체 언제 오는지. 그러자 말했다.
네가 너를 소중히 대할 때.
안정적인 이유라며 행복하지 않은 모습을 선택하지 않을 대.
과거의 불행에서 벗어나 오늘을 살아갈 때.
괜찮은 사람이라고 스스로 믿을 때.
내일 피었으면 하는 희망을 오늘 심을 대.
막힌 길에서 끝이라 생각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설 때.
모든 것에 너무 두려워하지 않을 때.
때론 좌절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다시 일어설 때.
다시 행복할 거라고 믿을 때.
행복이 뭔데? 라고 물어보는 사람이 많다. 행복을 느낀적 없다 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때는 이렇게 객관적인 문구를 읽어주고 싶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직업을 생계로 삼아 살아가기에 안정적인 이유라며,
행복하지 않는 모습을 선택해서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는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계획을 위한 인생을 살게 된다.
그럼 예측하지 못한 행복을 만날 수 없다.
돌아가야만 느낄 수 있는 여유를 느낄 수 없고
우연찮게 내리는 비를 보며 음악에 잠길 수 없고
겨울 냄새에 멈춰 서 추억을 회상할 수 없다.
그것은 계획에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계획에 얽매여 살다보면 영원히 행복을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예측 못한 행복은 앞으로 예측할 수 없는 삶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한다.
해야할 일만 하고 사는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말이 아닐까?
러닝이 내 인생에 도움이 된 이유
할일이 많을 때는 한숨이 쉬어진다.
여유가 없을 때는 가쁜 숨이 쉬어진다.
도망칠 수도 더 나아갈 수도 없을 때는 답답해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스스로 숨을 고를 수 있는 사람이 제일 강한 사람이다.
물리적으로 비교했지만, 그만큼 나는 스스로 숨을 고를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꽤나 바쁘게 달려나가고 있지만 매일 다른 사람들보다는 조금씩 앞으로,
다른 사람보다는 덜 지치고 있는 하루를 보내는 나의 방법이다.
그냥 가볍게 지나쳐도 되는 작은 문제 앞에서도
온종일 신경을 쓰느라 행복할 수 없을지 모른다.
목표를 이루기 전까지는 삶에 만족하지 못해
자주 행복하지 않은 나를 발견할지 모른다.
삶을 가만히 멈춰 있을 수는 없기에
어느 방향으로든 나아가야 하고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는 것에 고통과 고민이 따를 수 있지만
그것이 인생에 전부는 아닐 거다.
종종 돌아가면서 뜻하지 않는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글귀랑 연관이 되는 ㄴ말이었다.
가난한 소년이 있었다. 가난은 불편함을 가져왔다.
소년은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계를 두지 않고 목표를 세웠고 10년 정도를 사생결단의 각오로 임했다.
마주하는 문제를 피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최상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여러 실패 끝에 결국 소년은 경제적 성공을 이루었고 행복을 느꼈다.
이 뒤에는 사실 다른 행복에 관한 내용이 더 있지만,
그냥 이 문구까지도 이미 좋았다. 성공하고 싶고 해내고 싶었으니까.
10년이라는 세월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몽글몽글 해지는 에세이를 읽으면 또 다른 인사이트를 얻는다.
"내가 왜 이런 감정이지?"했던 흐릿한 이유도 명확해진다.
그래서 종종 에세이를 읽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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